
다음날의 일정은 한라산 등반(등정)입니다. (등산은 주로 낮은 산을 올라갈 때 쓰는 표현이고, 등정은 정상까지 올라갈 때 쓰는 표현임.) 뚜벅인지라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거의 10년만(?)에 높은 산에 가는 것이기에 등산화만 신고 짐은 최소해 했습니다.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에베레스트산이 8,849m, 백두산이 2,744m, 지리산은 1,915m, 설악산이 1,708m입니다.

제가 선택한 코스는 관음사탐방로예욤. 이유는 제주시(숙소)에서 가깝고 이름이 그냥 맘에 들었다눈ㅋ 글고 보니 관음사 쪽은 미운우리새끼에서 이상민. 김준호님 등이 올랐던 방향이기도 하지욤.ㅎ 성판악 탐방로는 서귀포쪽에서 더 가깝죠. 한라산 둘레길을 걷기도 하시는데... 둘레길이야 다른 산에도 많으니까 무조건 정상까지 고고씽~~^^

관음사와 성판악을 비교해봤습니다. 보통 성판악 쪽이 길이 좀 더 편하다고 하는데... 거리는 오히려 성판악이 9.6km, 관음사가 8.7km로 성판악이 더 길었습니다. 그런데 흰한한 게 등반예상시간은 오히려 성판악이 더 짧다는 것입니다. 원래 산은 거리에 비례해서 등산시간이 짧을수록 경사가 심하기에 어려운 법입니다. 하여 이는 즉, 성판악이 관음사보다 해발의 위치가 더 높은 곳에서 시작함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관음사가 좀 더 어렵다는 뜻임.)

한라산 등정은 미리 예약을 하고 가셔야 합니다. 입산을 통제하기 때문이죠. 올라가는 시간, 내려오는 시간 모두 다 통제합니다. 그냥 간단하게 예약하고(아래 링크) 가시면 돼욤.(입산시 QR코드와 신분증도 검사합니다.) 전 8시~10시 입산을 예약했는데 7시40분에 도착해서 들어가려고 하니까 8시부터 가능하다네요. 예약시간보다 미리 가는 것도 안 된다는.ㅜㅠ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
실시간 탐방로 정보 확인 하시고 안전한 산행 되세요. <!-- 064-710-9950 -->
visithalla.jeju.go.kr

역시 돌이 많네욤. 한라산은 거의 요런 식으로 등산로가 되어 있습니다. 흙이 아니라 돌을 밟고 가는 느낌?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매뉴얼에는 5시간으로 되어 있지만 개인차가 있어서 3~4시간만에도 오를 수는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점심휴식 포함해서 4시간쯤 걸렸습니다.(무척 힘들었고ㅜㅜ 절 앞질러 가는 젊은 여성들도 많았다는. 산악인인가?ㅋ)
하산하는 시간이 보통 더 짧긴 하잖아요? 근데 저는 하산시간도 4시간 걸렸습니다. 이런.. 악!! 무릎이 아파서 발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웠거든요. 등산시간을 보니까 거의 매뉴얼에 써 있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넉넉 잡아서 왕복 10시간. (쉬는 시간 포함) 일단 그렇게 계획하고 가셔서 남는 시간은 더 노세욤.ㅎ


얼마 가지 않아서 구린굴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구린 게 있는 굴 같습니다.ㅋㅋㅋ
아무튼 오늘 하루는...

올라가는 산의 풍경 좋습니다. 오늘 날씨는 비가 스멀스멀 왔는데... 그냥 맞고 올라도 될 정도로 왔기에 굳이 판초우의를 입진 않았습니다. 덕분에 많이 덥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등반하기 좋았죠. 아직까지의 등산 느낌은 그냥 산을 가는 것 같았습니다. 굳이 한라산이 아니더라도...

조금씩 어려워지는 구간들이 나옵니다.ㅍㅠㅍ 여기가 맨 처음 마주하게 되는 꽤 고난도 경사예욤.

1시간쯤 걸었더니 탐라계곡이 나왔습니다. 관음사코스는 이 탐라계곡과 중간에 삼각봉대피소에만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이 있는 경유지에서는 무조건 쉬었다 가세욤~~!! 제가 여기서 안 쉬고 그냥 올라갔다가 체력이 급속하게 떨어졌습니다.(성판악쪽은 속밭과 진달래대피소에서는 무조건 쉬세욤.)

개미등이 어딘 거지? 거기서라도 쉬었다 갔으면 좋겠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욤. 힘은 엄~청 드는데(새삼 체력이 이렇게까지 떨어졌나 하는 걸 느꼈답니다.ㅠㅠ) 등산코스에 따로 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쉬려면 그냥 올라가다가 그 자리에서 쉬어야 하는 거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도 되고 하니까. 벤치가 있다면 그냥 쉬다 가세욤.ㅎ

호호.. 요런 거 봤습니다. 산에 보면 가끔 한 줄로 레일 깔린 거 있잖아요? 거기에 진짜로 저런 작은 트레인이 다니더라고요. 운전자도 있었고 뒤에는 운반함이 있었습니다. 산 관리용 또는 긴급구호용으로 쓰이는 것 같아요.


드뎌 삼각봉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 2시간 반쯤 걸렸어요. 꽤 힘들었지만 전망이 무척 좋더군요. 지금까지는 그저 그런 산(?)을 봤다고 한다면 지금부터는 경관이 좋은 진짜 한라산의 느낌이랄까요?


편의점에서 사 온 김밥을 먹으며 약 30분간 휴식을 취했습니다.(편의점 김밥은 날이 더우면 상할 수 있다고 하니 되도록 삼가세욤.) 제 오래된 등산화(10년 넘었죠 아마.ㅋ) 밑창이 조금씩 나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신고 버리려고요.ㅎ 바닥에 깔았던 지압판도 뗐어요. 이제 아파~~ 아프다구!! 전투화 신고 산에 다니던 네 모습은 잊으라구!!ㅋㅍ


삼각봉대피소에서 바라보는 산의 풍경만도 참 멋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내려가시면 절대 안 돼욤!! 힘들든 힘들지 않든 이제 시작입니다. 정말 멋진 경치는 지금부터 나오거든요.


요런 출렁다리도 지나가욤. 지금부터는 한라산만의 독특한 산의 모습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더 힘든 여정도 함께 펼쳐지죰.>< 케이블카가 있어서 삼각봉대피소까지 타고 와서 여기서부터 등산로가 시작됐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ㅎㅋㅎ


후덜덜덜~ 요런 계단 몹시 올라가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절반도 못 올라가서 체력이 진짜 바닥이 나드라고요.(반 고갈) 물도 한 통 밖에 안 챙겨와서..ㅠㅠ 어느 정도 다리 근력도 필요하고 심폐지구력이 필수인데... 전 순간적인 힘이 좋은 편이라서.. 근데 올라가는 방법을 습득했습니다. 대체 왜 빨리 가야할까요? 꼭 앞사람을 따라가야 되는 거 아니잖아요?


아주 천천히 아주아주 느리게... 그냥 멈추지만 않게 오르면 됩니다. 것도 힘들면 잠깐 그 자리에 서서 절대 오래는 말고!! 5초~10초 정도만 심호흡하면서 쉬었다가 다시 오르면 계속 오르게 되더라고요. 등산로 보면 파란색으로 5-1, 5-25 이런식으로 현재 위치를 나타내는 이정표 보이는데... 5-33이 보여야 끝입니다. 여기가 마지막 관문이에욤.


드디어 정상입니다. 모두모두 수고하셨어염.ㅎ 위위 사진은 보정이 들어가서 예뿌게 나온 거고욤.. 암튼 백록담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오를 만한 가치가 있었어욤. 그런데 이 백록담이 항상 잘 보이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전 역시 요런 건 운이 좋네욤.ㅎ

정상이 오니 사람들이 진~짜 많았습니다. 아마 6시부터 등반하신 분들 같아요. 성판악에서 오신 분들도 많으실테고요. 저 백록담 기념비석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선 행렬이 끝도 없던데요. 그걸 꼭 그케 줄서서 찍어야 하나?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많았고 라면이나 커피를 드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컵라면도 찬물을 부으면 저절로 뜨거워지는 게 있더군요. 아! 원래 있었죠? 커피도 있나? 암튼 전 먹을 걸 잘 챙겨오지 않았어여. 짐줄이겠다고.ㅜ 후회스럽네욤.




이름모를 산꽃들과 장엄하게 배웅해주는 백록을 뒤로하고 전 하산합니다. "잘 있거라.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록담이 너는 충분히 가치가 있었어." 정상에 오른지 15분만에 내려가는 겁니다. 딱히 할 것도 없고..ㅋ 바람불어서 땀식으니꺼 춥기도 하공. 낮은 산은 몰라도 한라산 오르실 때 최소한 점퍼나 우의쯤은 꼭 챙기셔야 합니다. 여름에도 갑자기 추울 수가 있어요.


그냥 클로버입니다. 네잎도 아니고. 근데 한라산에서 자란 클로버잖아요. 그래서 기념으로 가져왔어욤. 세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 책 사이에 끼어서 말릴 거거든요. 제 제주도 기념품이에욤.ㅎ^^ 전 개체의 가치를 개체 자체에 두지 않고 개체의 의미에 두는 편입니다. 다이아몬드라서 좋은 게 아니라 네가 준 다이아라서 좋다... 뭐 이런 개념ㅎ


적송이 많았던 거 같아요. 내려갈수록 이제 보통의 산과 비슷한 산이 되네요. 특전사원점비 표지가 있는 이곳이 산중 안내도에 나왔던 개미등인 거 같습니다. 지금은 들어갈 수는 없군요. 벤치 있죠? 음.. 그래요 좀 쉬다 가세요. 이런 데서 쉬어야 해욤.ㅋ


이정표 5-5. 거의 다 내려왔네요. 이건 뭐 올라가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 무릎 부분이 너무 아파욤. 왜 엘보(무릎보호대)를 안 챙겨서 왔을까? 중간중간 많이도 쉬면서 내려 왔습니다. 산악인도 아니면서 이 나이에(??) 등산스틱도 없이 한라산을 무턱대고 오르다니... 제가 너무 옛날 생각만 하고 있었나봐요.

등반 후, 10일째 되던 발의 상태입니다. 아픈 건 아니지만.. 엄지발가락(발톱)에 멍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았어용ㅠ. 제 발은 단련이 되어 있어서 무지 단단합니다. 맨발로 합판을 부술 수 있죠. 하지만 그건 뼈가 단련된 거고.. 체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당. 약한 남자..ㅋㅋ


다 내려왔습니다. 화장실 옆에 음수대가 있어서 물을 한참 마셨죠. 자, 한라산 등반시 준비물은 예약부터 하시고, 생수 2개(500ml)는 필요합니다. 도시락과 물티슈, 오이나 귤, 음료수나 커피, 기호에 따라 라면도 준비하시고요.. 당이 참 많이 땡기니까 초코바, 시리얼, 사탕, 껌 같은 것도 든든히 챙겨주세욤. 무릎에는 엘보 꼭 차시고, 점퍼, 우의, 등산화(전투화 신고 못올라갑니다!)는 필수예욤. 가급적 등산스틱 사용해주시고욥~~



저녁은 탑동광장 근처에 있는 구세주포차에서 반주 겸 먹었습니다.(진토닉은 맛있었고요.. 흑돼지소세지는 별로였음.) 다리가 특히 종아리부분이 엄청나게 땡기는군요. 땡긴다기보다 그냥 아파요. 아파. ㅋㅋ(이거 나중에 8일 정도 지속됐습니다.><) 숙소에서 샤워하고 잠깐 쉬었다 나온 건데.. 제가 조아하는 런닝맨(TV) 틀어 놓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1시간 정도 잠이 들었답니다.(이거 꿀잠ㅋ)
갑작스레 떠나게 된 제주여행2. 끝.
그럼.. 3편으로 이어집니당.ㅋ
댓글